디지털 크리에이티브

2026-06-09

AI는 '딸깍'이 아닙니다🖱️

디지털실 · 개발팀

 

같은 AI로 누구는 잘하고, 누구는 실망하는 이유


 

 

AI한테 뭔가 시켜보고 "에이, 별거 없네" 하고 덮어본 적, 다들 한 번쯤 있을 거예요.☝️

홍보 문구 써달라고 했더니 어디서 본 듯한 뻔한 글이 나오고, 자료 정리해달라고 했더니 엉뚱한 걸 붙잡고 있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이런 결론에 도달합니다. "AI가 아직 멀었구나."


그런데 이상한 게 하나 있어요. 똑같은 AI를 쓰는데 누구는 결과가 완전히 다릅니다. 

같은 ChatGPT인데 한 사람은 실망하고, 한 사람은 매일 업무에 써먹어요. 차이가 뭘까요?


더 좋은 AI를 쓰는 게 아니라, AI를 다르게 쓰는 거예요.


AI 결과의 차이는 버튼을 누르는 순간보다, 일을 맡기기 전에 어떤 맥락을 깔아두느냐에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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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AI를 자판기로 생각한다


많은 사람이 AI를 자판기처럼 대합니다. 

버튼 누르면 음료가 나오듯, 질문 하나 넣으면 완성된 답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죠. 

흔히 말하는 '딸깍'입니다.


근데 AI는 자판기보다 일 잘하는 신입사원에 가까워요. 똑똑하긴 한데, 우리 회사 사정도 모르고 내가 뭘 원하는지도 정확히는 모릅니다. 

그 상태에서 "보고서 써와" 한마디 던지면 당연히 엉뚱한 게 나오죠. 신입이 멍청해서가 아니라, 줄 정보를 안 줬으니까요.


AI를 잘 쓰는 사람들은 이 차이를 압니다. 

그래서 일을 시키기 전에 '판'을 깔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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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뜨는 말, 하네스 엔지니어링


마침 이걸 정확히 짚는 개념이 요즘 떴어요. '하네스 엔지니어링(harness engineering)'이라는 말인데, 원래는 개발자들이 AI를 다룰 때 쓰던 용어입니다. AI 에이전트를 만들던 한 개발자가 "에이전트가 실수할 때마다 다음엔 잘하길 바라지 말고, 같은 실수를 못 하도록 환경을 고쳐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이름이 붙었고, 이후 OpenAI나 Anthropic 같은 곳에서도 다루면서 화제가 됐죠.


쉽게 말하면 이래요. AI 모델 자체는 자동차 엔진 같은 겁니다. 성능 좋은 엔진이죠. 

근데 엔진만 좋다고 좋은 차가 되진 않아요. 

핸들도 있어야 하고, 브레이크도 있어야 하고, 차선도 봐야 합니다. 

AI를 둘러싼 이 '나머지'를 잘 만드는 게 하네스 엔지니어링이에요.


개발자 얘기로 시작했지만, 핵심은 일반 사용자한테도 똑같이 통합니다. 

AI 자체보다, AI에게 일 시키는 환경을 어떻게 만드느냐가 결과를 좌우한다는 거죠.


하네스 엔지니어링은 좋은 엔진을 제대로 움직이게 하는 핸들, 브레이크, 가드레일을 만드는 일에 가깝습니다.

 

그럼 실제로는 어떻게 쓰면 좋을까요. 

신제품 홍보 글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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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품 홍보 글 하나로 보는 차이

회사에서 신제품 인스타 홍보 글을 써야 한다고 해봅시다. 
가장 흔한 방식은 이겁니다.

딸깍"신제품 홍보 글 써줘"
이러면 십중팔구 어디서 본 듯한 글이 나옵니다. "혁신적인", "당신의 일상을 바꿀" 같은 표현이 가득한, 딱 AI가 쓴 티 나는 글이요. 
여기서 "역시 별로네" 하고 덮으면 끝입니다.

그런데 같은 일을 이렇게 시작하면 어떨까요.

재료를 주면"우리 신제품은 OO이고, 20대 후반 직장인이 주 타겟이야. 
우리 브랜드는 친근하지만 가볍지는 않은 톤이고. 예전에 반응 좋았던 게시물은 이거야 [붙여넣기]. 이 느낌으로 인스타용 홍보 글 써줘."
재료를 줬을 뿐인데 결과가 확 달라집니다. 
AI가 갑자기 똑똑해진 게 아니라, 이제야 우리 상황을 알게 된 거예요.

여기서 한 발 더 갈 수 있어요. 한 번에 "다 써줘" 하는 대신 잘게 쪼개는 겁니다. 

먼저 첫 문장 후보만 열 개 뽑아달라고 하고, 마음에 드는 걸 고른 다음, 그 방향으로 본문을 쓰고, 마지막에 해시태그를 붙이는 식으로요. 한 번에 완성품을 기대하는 것보다, 단계마다 방향을 잡아주는 쪽이 결과가 훨씬 좋습니다.

나온 결과를 그대로 믿지 않는 것도 중요해요. 
"두 번째 문구가 너무 광고 같아, 친구한테 추천하듯 바꿔줘"라거나 "여기 들어간 통계 출처가 어디야? 확인 안 되면 빼"라고 짚어주는 거죠. 
AI는 그럴듯하게 틀린 말을 자주 합니다. 
중간에 한 번 걸러주는 사람이 있느냐 없느냐가 결과물의 신뢰도를 가릅니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잘 통한 방식은 메모해두세요. 위에서 쓴 "우리 브랜드는 이렇고, 타겟은 저렇고…" 하는 설명을 다음 신제품 때 또 처음부터 할 필요는 없어요. 한 번 잘 만든 지시문을 저장해두고 복붙해서 시작하면 됩니다. 
사실 이게 하네스 엔지니어링의 가장 핵심적인 정신이에요. 
같은 설명을 매번 반복하지 않도록 환경을 만들어두는 것.

재료를 주고, 단계를 나누고, 중간에 고치는 과정이 AI를 실무의 동료처럼 작동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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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 보면, "AI가 별로다"라고 느꼈을 때 진짜 문제는 AI가 아니라 판을 안 깔아준 쪽일 수 있어요.


물론 AI가 모든 걸 다 하진 못합니다. 한계도 분명히 있고요. 하지만 적어도 자판기 누르듯 한 줄 던지고 실망하는 건, AI의 실력을 제대로 본 게 아닙니다. 좋은 재료를 주고, 단계를 나누고, 중간에 고치고, 잘 된 방식을 남겨두는 것. 거창한 기술이 아니라, 일 잘하는 사람이 동료에게 일 맡기는 방식과 똑같습니다.


AI는 누르면 답이 나오는 버튼이 아니에요. 환경을 만들어줄수록 잘하는 동료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그 환경을 만드는 게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건, 한 번 해보시면 알게 되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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